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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조언 레전드] 건강 문제에 너무 심하게 화내는 남자친구 본문

썰 전용 모음소/네이트판 전용

[판 조언 레전드] 건강 문제에 너무 심하게 화내는 남자친구

스레TV 2019. 6. 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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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가끔 결시친 들어와보는 24살 여대생입니다.

오-래 사귄 남자친구랑 크게 싸우고 마음이 안 좋아서 글 올려요.

카테고리에 완전 부합되는 상황은 아니지만 

남자친구랑 오래 사귀기도 했고 둘다 준비하고 있는 시험 잘 마무리돼는대로 일찍 결혼할 계획이 막연하게나마 있어서 좀 더 현실적인 충고를 얻기위해서 결시친에 올립니다 ㅜㅜ

 

저희는 중학교때부터 서로 가깝게 보고 지냈고 사귄지도 오래 된 편이예요.

재수, 유학, 군대, 부모님반대 등등 어려운 상황들도 많았고 여러번 헤어지고 만나고 반복했어요.

같이 특목고 진학하면서 고등학교때 기숙사 생활을 했고, 고등학교 이후 남자친구는 한국 대학으로, 유학반이었던 저는 유학을 갔어요.

그러다가 제가 올해 한 학기 휴학을 하고 한국에 와 있습니다. 

휴학을 한 이유는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그렇듯이 진로 고민, 인턴십 같은 경험을 해보기도하고 그런 이유들도 있지만 건강이 나빠져서라는 이유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슨 대단한 병이라던지 심각한 상태인것은 절대절대 아니고요,

원래부터 저질이었던 체력이 유학생활에서 오는 식습관, 수면습관, 스트레스를 도저히 감당을 

못해서 너무 쉽게 피로를 느끼고, 체중도 크게 요동치고, 생활에 불편이 있는 정도입니다.

여기다가 수면장애, 우울증이 조금 생겨서 한국 돌아온 2달동안 상담 받고 수면제 처방 받았구요,

이제 수면제 없이 정상패턴으로 잔지 한달도 넘었어요.

고등학교때부터 있던 허리 통증, 소화 불량, 잦은 두통 이런 자질구레한 병들을 가지고있어요.

 

문제는 이런 것들에 대해 제가 느끼는 심각성과 남자친구가 느끼는 심각성이 다르다는 거예요ㅜ

저는 어렸을 때부터 큰 병에 걸리진 않았지만 항상 잔병치레가 잦았고 몸이 약한 편이었어요.

아빠도 몸이 약하셔서 자주 아프시고, 그러셔서 저희 집에서는 때되면 병원가고, 감기 걸리고 이런게 자연스러운 편이예요. 그렇다고해서 정말 심각한 병이나 통증이 있었던 적도 한번도 없고요. 그냥 몸이 약한거예요!

또 유학생활하면서 돈 없이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들, 같은 진로 (방송,언론)을 꿈꾸는 친구들 등

제 주변사람들은 대부분 불규칙한 생활과 만성 소화불량, 피로 이정도는 감수하고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서 저는 크게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겠어요. 

바쁘게 사시는 직장인들 다들 조금씩 불면증이나 소화문제 이정도는 갖고계시지않나요?

실제로 드러누워야할 병인것도 아니구요 ㅠㅠㅠㅠ

 

근데 남자친구는 아니예요 

남자친구는 제가 이런걸 보면 정말 저보다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불같이 화를 내요

예를 들어서 매운닭갈비를 먹고 제가 소화를 좀 힘들어하면, 얘는 화가 나는거예요.

그렇다고해서 제가 아프다고 먼저 말하는 것도 아니고 제 표정이나 이런걸 보고 

너 지금 소화안돼지, 똑바로 말해 이런식으로 알아채고 화내는 거예요.

 삼시세끼 똑바로 먹어야할거아니냐, 매운건 니가 알아서 피해야하는거아니냐, 넌 지금 니가 정상이라고 생각하냐, 세상 누가 너같이 이러냐, 넌 지금 뭐를 우선순위로 둬야할지 개념이 없다, 니가 이러고 무슨 결혼이냐, 그러다가 소리버럭 카톡 폭발 

그러다가 남자친구는 분에 못 이길때도 있고, 그럼 주로 제가 우는 걸로 끝나고요.

한창 잠 못 잘때 카톡 알람 꺼놓으라고 그랬는데 제가 안 꺼놓은거, 떡볶이 자꾸 먹는거, 편식습관, 뭐 이런 제가 보기엔 너---무 사소한 문제들로 엄청나게 화내고 그러다가 혼자 또 지쳐합니다 ㅠㅠ

 


최근에 제가 새벽일 하는 방송국 인턴십을 하려고 했는데

그거 지원한다는 얘기 듣고 그거하다가 죽을거냐면서,

니가 이런거 하려는 생각을 한다는 거 자체가 아직 정신 못차린거다 등등...

제가 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노력 안하는게 너무너무화가 난대요.

저한테는 그 인턴십이 몸은 좀 버려도 될정도로 절실하게 좋은 기회인것같은데....

 

그렇다고 제가 심각하게 생각 안하는 건 아니예요.

이전까지 너무 몸을 막 대해와서, 한국 들어오고부터는 

삼시 세끼 꼬박 챙겨먹고, 자는 시간 깨는 시간 정확히 지키고, 운동 매일 가고 그러고 있어요.

다른 데 딱히 아픈데도 없고요.

제가 자라온 환경이나 지금 제 처지 (휴학하고 학업, 집안 둘다 일이 굉장히 많아요ㅜ)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신경을 쓰고 있어요.

제 몸을 잘 알기 때문에, 제 체력이 아무리 노력해도 평균 이상 가진 못할거란거 알아요.

근데 욕심은 많고, 해야할 것도 많기 때문에 조금 아픈 거 감수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을거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제가 마음이 안 좋은건,

남자친구가 이렇게까지 화내는게 단순히 제 몸 걱정을 해서 그러는 것 같지 않고

그냥 제 사고방식이 맘에 안들고 자기 말을 안 듣는게 화나서 그러는 것 같아서예요.

남자친구는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한국남자, 저는 또 전형적으로 그런 남친 눈치보고 눈물많은 한국여자. 

행시 준비하는 남자친구는 아침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고 규칙적인 생활하는게 당연한 사람, 

언시 준비하는 저는 고등학교때부터 진로 정하면서 규칙적인 삶과는 직업적으로 멀어진 사람.

이런 차이점들이 맞물려서 남자친구를 항상 화나게 하는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정말 순전히 제 걱정 하는 거면 화를 내도 꾸준히 화내고 그래야한다고 생각하는데

한국 돌아와서 한달동안 엄청나게 신경쓰더니 오늘 제가 매운거 먹겠다고 해서 폭발하고는

이젠 더이상 아무 말도 안할거고, 신경도 안쓸거고 뭐 그런식으로 화를 내요 ㅠ

지금은 너무 심하게 화가 나있는 상태라서 욕설도 오가고, 더이상니랑말할것도없다, 이런식이예요.

 

+) 남자친구가 화내는건 

제가 편식하는 거, 급하게 해야할 일 있으면 무리하게 밤새고 굶으면서 하는거 (그런 일을 하는거자체), 매운 음식 먹는거, 인턴십 하려고 하는거, 자기 전에 스마트폰 하는거 -_-네요...

 

예전에 제 수면패턴, 술마시는습관 (이젠 끊었어요!) 보면서 자기한텐 용납될 수 없는 거라고,

엄청 윽박질렀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정말 남자친구가 순전히 걱정해서 이러는 건지 그게 걱정이 돼요.

제가 보기엔 진짜 그렇게까지 화낼 일은 아닌데, 

(그렇게까지 할만한 일은 아니다, 라는 생각자체가 남친을 정말 화나게 하는 거예요)

이러는게 자기 말을 안듣고 자기 가치관에 부합을 못해서 이러는게 아닌가.

이게 단순히 내 건강 문제를 넘어서 우리 두사람 남녀로써 가지고 있는 문제들이 부딫히는게 아닌지 걱정돼고

화날 때 가끔씩 자기 분에 못 이겨서 소모적으로 싸우는 남친도 걱정이고,

이런 문제 때문에 남친이 지쳐가는 것 같아서 그것도 불안하고,

또 무엇보다 제가 지금 집안사정 등등 힘든 상황이라서 할 수 있는게 그리 많지도 않고 심적으로도 많이 힘든데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전 몸 좀 힘들어도 인턴십하고, 일 하는게 더 이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굳이 제가 힘들때 이렇게까지 해야하는지 등의 생각때문에 마음이 아파요 ㅜ..

싸울 때 보이는 평소랑 다른 남자친구 모습에 가슴 서늘해지기도하고요.

어떻게 보이세요 이 싸움ㅠㅠㅠ 어떻게 대처하는게 현명하게 대처하는 걸까요?





+++후기+++


톡 될줄 전혀 몰랐는데 ㅠㅠㅠ

사실 이 글 쓰면서 이미 제가 잘못했다고 깨달았어요ㅠㅠ

댓글들 보면서 제가 얼마나 남자친구 힘들게 했을지 많이깨닫고 반성했어요 ㅠㅠ

미숙하고 자기중심적인 글에서 제 잘못이랑 모순 읽어내주시고 욕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ㅠㅠ남자친구 나쁘게비출 생각은 정말 추호도 없었는데 본능적으로 변명하다보니 조악한 글이 나왔네요 ㅠㅜ

타인의 건강을 걱정하느라 화까지 날 수있단걸 이해하지못하는 속좁은 여자라 남자친구를 더 힘들게한것같아요

댓글달아주신대로 여러이유로 부담스럽고 피곤한 저 꾸준히 혼내고 도와주려는 남자친구 감사히생각하고 앞으로 더 노력해야겠어요

댓글까지.달아주시고 조언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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