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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레전드] 망할 미니홈피, 남편이 첫사랑이자 전 여자친구에게 연락을... 본문

썰 전용 모음소/네이트판 전용

[판 레전드] 망할 미니홈피, 남편이 첫사랑이자 전 여자친구에게 연락을...

스레TV 2019. 6. 2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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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전임신 결혼 8개월차, 5개월 된 아기 키우는 20대 중반 엄마입니다.

 

남편은 세 살 연상이고요, 2년 연애 기간 동안 남편의 전 여자친구 때문에 여러번 싸웠습니다.

 

이유는 제 남편과 그 여자의 싸이월드 미니홈피 때문이었어요. 이번에 터진 일도 그놈의 미니홈피 때문이었네요.

 

연애 초기, 남편이 그 여자한테 미련을 못버렸는지 어쨌는지 둘이 쓰던 커플 다이어리를 끊지 않고 거기에 잘 지내냐는 내용의 짤막한 글을 남겼더라구요.

 

로그아웃을 안 했길래 몰래 들여다봤다가 알게 됐고, 남편은 그 여자에게 연락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고, 단지 그냥 안부가 궁금했을 뿐 그 이상의 감정이 남아있거나 한 건 아니었다며 용서를 구했습니다.

 

당시 남편을 제가 더 많이 좋아했기 때문에 딱 부러지게 마무리 못하고 그저 앞으로도 내 남자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덮고 넘어갔습니다.

 

남편은 커플다이어리를 어떻게 끊는지 모르겠다며 친구에게 부탁해 삭제할 정도로 컴맹에 가까웠기에 그 여자와 일촌은 끊지 않고, 그 여자의 아버지 이름으로 만든 둘 만의 비밀 미니홈피 일촌도 끊지 않은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남편을 믿었기에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넘겼습니다.

 

근데 그게 다시 결혼 후 문제가 될 줄이야...

 

그 일이 있고 난 뒤, 이따금 혼자 머리감을 때나 잠들기 전에 문득문득 떠올라 분노했습니다. 아름다운 기억만 갖고 싶은데 그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 멍이 된 것 같아서 그냥 헤어져버릴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연애를 이어갔고, 사귄 지 2년이 될 즈음 제 뱃속에 아기가 생겨서 급히 결혼식을 올리고 우린 정식 부부가 됐습니다.

 

남편은 전 여자친구 이외에 다른 여자 관계는 정말 깨끗했고, 워낙 숨기고 비밀 만드는 걸 못하는 사람이라는 걸 아는지라 나름 잘 지내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저께가 되겠네요. 남편이 친한 친구랑 형과 술약속이 있다던 날이었습니다.

 

워낙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저 또한 술을 좋아해서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기에 필요한 술자리는 잘 승낙해주는 편입니다.

 

밤 12시 40분 쯤? 이제 슬슬 들어올 때가 됐다 싶어서 마침 옹알이 하는 귀여운 아기를 보여주자 싶어 남편에게 영상통화를 걸었습니다. 통화중이더군요. 나한테는 집에 언제 들어오겠다는 연락도 없이 누구랑 통화를 할까? 싶어 다시 걸었는데 또 통화 중...

 

그냥 말아야지 싶었는데 한 번 더 해보자 하고 세 번째 걸었을 때 받더군요. 잘 취하지 않는 사람이 눈이 풀린 걸 보고 많이 취했구나 알 수 있었어요. 누구랑 통화 했냐 물으니 같이 술 마신 형 이름을 대더라구요. 같이 있는 거 아니냐, 어디 길래? 물으니 집에 거의 다 왔다고.

 

아, 도착했다고 전화했나보구나 하고는 조심히 들어와 하고 끊었습니다. 남편이 요란한 소리와 함께 집에 들어왔고, 휴대폰을 방에 두고는 씻으러 욕실로 갔습니다.

 

여기서 여자의 무서운 촉, 육감이라고 하죠. 형이랑 통화 했다는 이상할 것 없는 아까 그 말이 괜시리 신경이 쓰였고, 통화 목록을 보니 왠걸? 저장 되지 않은 번호더군요. 그 번호를 제 폰에 찍고 등록했어요. 카카오톡 친구연동을 하면 프로필을 통해 누군지 짐작할 수 있으니까.

 

일면식 한 번 없지만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남편의 전 여자친구, 3년 사귀고 헤어진 뒤 남편이 3년을 더 짝사랑 한 6년의 기억의 주인공 그 여자였어요. 통화는 못했더라구요. 받지 않자 너댓번을 계속 걸었더군요.

 

지금의 저는 연애 초기의 제가 아니었기에. 우린 연인관계가 아니고, 귀여운 아기까지 있기에. 샤워를 마친 남편에게 얼른 속옷 주워 입으라고 한 뒤 등짝 스매싱을 몇 대 날리고 따귀를 쳤습니다.

 

평소 뺨, 머리 때리는 건 장난이여도 정색했던 남편이기에 비틀대다가도 눈빛이 변하며 정색하더이다. 저는 흔들릴 거 없었죠. 니가 왜 뺨을 맞았는지 생각해봐라. 통화 목록 봤다. 저장 안 된 이 번호 누구냐. 그리고 왜 전화 했냐.

 

뻔뻔하게도 같이 일하는 동료의 여자친구다 같은 허술한 거짓말을 하더니, 끝까지 누군지 실토 안하더라구요. 결국 제 입에서 그 여자 이름이 나오게 만들었지만 남편은 술에 떡이 돼서 그런지 잘못했다 빌거나 쫄거나 당황하기는 커녕 침대에 누워 늘어지더군요. 머리채를 잡아 끌어 내던지고 싶었지만 참았어요.

 

최대한 침착하게 이 집에서 나가라고 했고, 끝까지 버팅기던 남편은 제가 나간다고 하니 그제서야 움직였습니다. 옷을 주워 입으면서도 계속 억울해 억울해... 미쳐가지고.

 

결국 남편은 그 날 바깥 세탁실에서 자고 출근했고, 아침에 "내가 제 정신이 아니었나봐. 미안해 저녁에 다시 얘기 하자"라는 톡을 받았습니다.

 

그 날 저녁, 바로 어제. 저는 남편에게 무릎을 꿇고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했고 술은 내 눈앞에서만 마시고 절대 마시지 말라고 했습니다. 남편은 알았다고 했고 진심으로 뉘우치는 것 같았어요.

 

어제 남편이 그 날의 일을 실토한 바로는, 형이랑 술 마시며 얘기 하다가 옛날 이야기도 나왔다더라구요. 그러다 그 여자 이야기도 나왔고, 폰으로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들어가셨다네요. 그러다 바뀐 번호를 알게 됐고 그 길로 전화를 걸었던 거더라구요.



제가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글쎄요... 남편 말대로 억울하다면 억울할 정도로 오래도록 사랑한 옛 연인이 술김에 생각 나 전화 걸어본게 다 이지만, 남편이 과거에 그렇게 저랑 다투면서도 끝끝내 그 여자랑 일촌을 끊지 않고 흔적을 남긴 이유가 언젠가는 이렇게 연락하고 싶어서 그랬을 거라는 나쁜 생각이 자꾸 나서 괴로워요.

 

그 날 밤, 영상통화로 귀여운 지 자식 얼굴을 보고도 끊은 뒤 한차례 더 그 여자에게 전화를 걸었던 통화 목록이 자꾸 생각나서 남편이 괘씸해 죽겠어요.

 

남편은, 이 나쁜 기억이 자꾸 떠오를 때마다 자신을 때리라는 속 편한 소리를 했지만... 가뜩이나 일(재택근무 중입니다)과 육아, 살림을 동시에 해야하는 스트레스 속에 그 불똥이 괜히 내 사랑스러운 아기한테 튈까봐 그것 또한 두렵고요.

 

어제는 제가 각방을 요구했고, 밥도 같이 먹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평생 살아야 할 사람인데, 용서하고 지내야 하는데, 머리로는 용서가 되지만 마음으로는 응어리가 남은 기분이에요.

 

당장 내일 시댁쪽 행사가 있어서 오늘 밤 시댁에 가서 하룻밤 자고 토요일날 시댁 어르신들 얼굴 봬야 하는데, 제가 표정관리 잘 하고 지낼 지 걱정입니다.

 

기혼자 중에서 저와 비슷한 상황을 겪은 분이 계시다면 제 심정과 앞으로 저의 마음가짐에 대해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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