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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시친 레전드 판 - 첫 명절 보내고 이혼 결심했어요. 본문

썰 전용 모음소/네이트판 전용

결시친 레전드 판 - 첫 명절 보내고 이혼 결심했어요.

스레TV 2017. 12. 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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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결혼해서 이번 설이 첫 명절이었습니다.

남편과는 전날 시댁가서 하루 자고 아침에 차례 지낸 뒤 점심은 친정가서 먹고 하루 자고 오기로 미리 약속했어요.


근데 26일, 저녁에 시댁 식구들 저희 신혼집에 왔습니다.

아예 계획을 하셨더라고요. 차례 음식들 장까지 봐서 오셨습니다. 

예쁜 며느리가 시댁 오는거 힘들까봐 오셨다고 이런 시가족 어딨냐고 자기네들끼리 자화자찬 하는데... 시댁은 차로 1시간 거리밖에 안되요.


시부모님 안방 쓰시고 시동생 작은방 주고 남편이랑 서재에서 자는데 27일 새벽 5시에 시어머니가 저 깨우시더니 같이 차례 음식 하자고 하시네요.

남편 깨워서 같이 하자고 하니 남편은 '음식은 여자가 하는거야. 음식 다 하고 낮잠 자면 되잖아?' 이러딥다.



화딱지 났지만 참고 시어머니랑 꼭두새벽부터 차례 음식 하는데... 고작 5명이서 먹을 음식인데 전을 얼마나 부치시는지... 1kg짜리 부침가루 5봉투 넘게 쓴 것 같습니다.

음식 다 들고가시려나보다, 했는데 오후 2시 넘어서 거의 음식 끝내놓으니 시어머니가 곧 친척들 온다고 저더러 같이 방 치우자고 하시네요??


알고 보니 명절 자체를 우리 신혼집에서 지내신다고 시댁 친척들 저희집으로 불렀다고 하십니다. 집들이 겸사라고 나중에 번거로울 일 없다고 하시는데... 정말 울고 싶더군요.

결혼식때 보고 얼굴도 기억 못 하는 시댁의 온갖 친척들이 한두가족 저희집 들러 들쑤시는데 정신이 하나 없었습니다. 저희 신혼집 방 셋짜리 30평 정도밖에 안되요. 


친정에 다녀와야 할 것 같다 하니 시어머니는 너집(신혼집) 놔두고 어디 가냐며, 친정은 나중에 갈수 있다고 계속 붙잡으셔서 결국 못갔습니다. 남편은 그 와중에 거실에서 사촌삼촌들과 화투놀이 하고 있고요.


결국 어제 대체휴일도 저희집에서 시댁식구들 실컷 놀다가 자정 넘어서 가셨습니다. 시아버지 약주하셔서 남편이 데려다 드리고 온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습니다. 남편은 오늘 시댁에서 출근하고 오늘 저녁에 퇴근할 예정입니다.


지금 현관 비밀번호 바꿔놓았습니다. 친오빠한테 부탁해서 오후에 저희집에 와달라고 했어요. 

만감이 교차하네요.

이러려고 결혼한 거 아닌데..

이 시간까지 잠도 안오고 너무 화가 나서 글써봅니다.

 



+++후기


네이트판은 가끔 이슈되는글만 읽어봤었는데 왜 본문 시작전에 다들 결혼비용과 급여등을 공개하는지 이제 알겠네요.

남편은 모은돈 3천가량에 시부모님께서 5천 도와주셨고 저는 5천, 저희 친정에서 우선 3천 주셨고 결혼준비하면서 돈 함께 합쳐서 지출했습니다.

집은 시부모님께서 세주던 아파트에 월세로 살고 있습니다. 원래 3000/80에 세주시던거 보증금 대신 그만큼 예단달라고 하셔서 위에 합친 돈 말고 추가로 저희 부모님께 3천 따로 받아 드렸습니다. 예물은 안받았고요. 

불합리하다고 생각하고 준비하는 과정동안 많이 싸웠지만.. 남편과 시댁에도 사정이 있었고 제가 이해해줄 수 있는 범위였으며 또 당시 남편의 태도, 그리고 서로간의 사랑이 더 컸기에 결혼했습니다.


제 태도에 답답함을 느끼신 분도 계시는데..명절 당일 점심까지는 친정에 못갈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었고 명절이 다 끝나면 남편에게 따로 힘들었다고 말할 생각이어서 참았었습니다.

아예 친정에 못간게 확정이 된 이후로는 좁은 집에 식구들이 너무 많이 찾아와 남편과 단 둘이 이야기 할 시간이 없기도 했고요.. 명절 당일에는 시이모님 식구분들도 저희집에서 주무시느라 시이모님 부부랑 저희부부가 같이 거실에서 잤을 정도로 남편과 단둘이 이야기 할 상황이 못되었습니다. 몇 번 눈치를 주거나 남편에게 '친정에 언제 가느냐'고 물었지만 남편이 얼버무리며 저와의 대화를 피하려고 했기 때문에 저도 남편의 의도를 눈치채고 이혼을 결심했던거고요.

제 식구들도 아니고.. 얼굴도 익숙치 않은 낯선 가족집단들 사이에서 큰 소리를 낼 수 없어서 명절 내내 참았던 겁니다. 


누가 결혼자금을 많이 냈느냐, 한쪽이 큰 돈을 지출했으면 남은 한쪽은 불합리한 상황에서도 참아야 한다는 분들도 계신데 부부는 금전적으로 엮여 손익계산을 하는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쪽에서 크게 도와주신게 있다면 마땅히 감사한 마음을 갖고 도움받은 만큼 도리를 하는게 마땅하지만 이번 경우는 그런걸 떠나 남편과 시댁식구들의 마인드에 너무 실망했습니다.


혹시 다들 나 처럼 사는건가 싶어 글을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위로해주시고 함께 화내주실 줄 몰랐어요.



아, 물어보신 분 계셨는데 쓰는거 깜빡했네요.

맞벌이입니다. 

남편은 직장인이고, 저는 남편 급여의 2/3 정도 받는 매장 직원이예요. 제가 근무 시간이 남편보다 훨씬 유도리 있고 여유시간이 많은 편이라 집안일은 모두 제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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