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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조언 레전드] 제 남친이 이성과 카풀을...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본문

썰 전용 모음소/네이트판 전용

[판 조언 레전드] 제 남친이 이성과 카풀을...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스레TV 2019. 6. 2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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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어떻게 쓰는건지 잘 모르지만 조언을 듣고싶어서 씁니다.

 

거두절미하고 시작할께요.

 

30대초반 동갑내기 결혼을 앞둔 커플입니다. 가끔 아웅다웅해도 잘지내왔는데 이 문제는 어찌 해야할지 의견이 갈라져 대다수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도움을 청합니다.

 

남친 회사는 대기업이긴 한데 연구직 쪽이라 부서에 여자가 별로 없고 팀원끼리 다들 사이가 좋아 가깝게 지내는 편입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남친이 차를 사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는데 팀내 여직원이 카풀을 부탁했답니다.


여직원은 20대 후반에 싱글이고 그냥 평범해도 반반한 얼굴에 싹싹한걸로 알고있습니다. 저는 회식자리 놀러갔다가 얼굴만 한두번 본 사이구요. 집이 같은 방향인데 차로 가면 보통 45~50분거리? 인데 대중교통은 마을버스 후 지하철 타서 한시간반 정도 걸리긴합니다.


기름값은 보태겠다고 출퇴근 같이 하자고 했다는데 같이 일하는 팀원이라 거절해서 사이 어색해지는것도 그렇고 그냥 회사 사람이랑 카풀하는 건데 뭐 어떠냐고 남친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네요.

 

저는 반면에 걱정이 많은 성격이라 그런지 아무래도 경계가 되고 좀 꺼려집니다. 남친 입장을 이해 못하는것도 아니고 남친을 못 믿는것도 아닌데 그래도 그냥 그 상황이 너무 싫어요ㅠㅠ 제가 너무 예민하게 구는건가요? 제가 정색하면서 안된다하면 남친 성격에 안 할것 같긴한데 그러자니 그것도 마음이 불편하고... 아직 여직원한테 대답은 하지 않은 상태에요.

 


아무것도 아닌 일로 제가 괜히 신경 곤두세우는걸까요? ㅠㅠ 에휴 자꾸 신경쓰여서 머리가 복잡하네요. 남친은 제가 그런 상황이 되어도 저를 믿으니까 당연히 이해한대요. 이 사람아 나도 자네를 못 믿어서 이러는건 아니라고ㅠㅠ 심지어 제가 그 여직원 입장이면 내여친 편하게 출퇴근 시켜줘서 고마울것 같대요...

 

여기서 전 멘붕이 오는데 다른여자/남자랑 둘이서 매일 아침저녁으로 차안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한두시간씩 같이 있는것을 전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남친이 저에 비해서는 너무 쿨하게 느껴져서 제가 이상한건지 남친이 이상한건지 막 헷갈리더라구요.


원래 성향이 저는 뭔가 우려가 될 만한 상황이면 단도리를 잘해서 사고를(?) 아예 미연에 방지하자는 타입이고 남친은 좀 활달하고 추진력도 강하고 거리낌없어서 소위 말하는 쿨한 타입이기는 해요. 근데 이렇게 어떤 일을 '이상하다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기준잣대가 아예 달라질 정도가 되니까 좀 당혹스러워서요...


바람필까봐 걱정을 하는건 절대 아니구요- 결혼할 사람인데 혹시 이렇게 많이 생각이 다르면 나중에 크게 문제가 될 일이 있을까싶어 조심스러워지네요.

 

물론 결혼을 앞두고 있어서 당연 제 사람이라고 굳게 믿고있고 서로 인연이라고 처음부터 생각했기에 다른 사람에게 한눈을 팔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저는 보통 남자사람과는 공과 사 깔끔히 구분하는 타입이고 선을 좀 긋는 성격이라 그런지 이런 사안은 솔직히 잘 이해가 안 됩니다 엉엉ㅠㅠ


저는 반대로 제가 카풀 제안을 받았다고 해도 차라리 내 몸이 불편하고 말지 다른 남자랑 단둘이서 출퇴근을 하려고하지는 않을 것 같거든요. 그런데 입장을 바꿔도 오히려 제 출퇴근 편하게 됬다며 오히려 고마워하겠다니...!

 

이거 제가 너무 예민한건가요 아님 제 남친이 너무 쿨한건가요? ㅠㅠ

보통 상식선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궁금합니다.

 

 


 

 

+++후기+++

 

어메야 깜짝이야....!

 

판에다 글 써놓고서 처음에 20분 정도인가 댓글 달아주신것 보고는 잊고 있었는데 제 글이 톡이 되었었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어벙벙합니다. 덕분에 많은 분들이 조언 주셔서 좋은 말씀 도움 많이 되었네요.

 

후기라고 해야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잘 해결이 되었어요.

 

사실 결혼을 한다해도 서로 삶의 스타일은 최대한 맞춰가되 또 존중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에 제가 막연히 싫다해도 이게 절대적으로 옳고 그르지 않은 이상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요구하기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는데 댓글 읽으면서 이 문제는 제 뜻을 관철하는 게 더 현명한 것 같아서 좀 더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남편 될 사람이 공학도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상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ㅎㅎ 카풀이면 정말 딱 '차만 같이 타고 출퇴근 하는 것' 이라는 것에만 포커스를 두어서 생각하고 그 전후 맥락이나 거기서 발생하는 사소한 디테일까지는 크게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것 같길래 자세하게 상황을 풀어서 다시 한번 조근조근 잘 말했습니다.

 

댓글로 써주신 내용중에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 마무리 한다'든지 '사이가 좋을때는 몰라도 나와 사이가 안 좋을때는 푸념식으로 털어놓다가 함께 나의 흉을 보게 된다'든지 '아침 출근길에 은은한 향수냄새나 샴푸냄새 맡으면 그냥 기분에 설렐 수 있다' 또는 '좁은 차안에서 퇴근길에 비 내리고 음악 같이 들으면 분위기에 마음이 움직일 수 있다'든지 여러가지 많은 실제적인 가능성들을 구체적으로 묘사를 해주며 나는 그런 가능성을 애초에 방지하고 싶다고 말하니까 잘 이해해주더라구요. 자신이 생각이 짧았다면서 너무 심플하게 생각했다고 하네요.

 

그 여자분도 나쁜 의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역시 너무 단순하게 생각해서 그런 부탁을 하신 것 같아요. (전혀 폄하는 아닌데) 공학도들이 약간 목적지향적? 이라고 해야하나ㅎㅎ 생활상에서 동선이나 스케쥴을 생각하는 것도 그렇고 뭔가 늘 최대의 효율을 내야한다는/내고싶다는 강박관념이 살짝 있는 것 같아요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니 그래서 제 남친도 그 여자분도 별로 문제의식을 못 가진게 아닌가 싶습니다. 남친이 자기가 알아서 잘 거절하겠다고 말하고 바로 그 다음날 가서 말하니까 그 여자분도 쿨하게 받아들이며 자기가 무심했다고 미안하다고 말했다하네요.

 

아무튼 네이트온 판 분들 덕분에 좋은 조언 많이 얻고 자신감을 가지고 말을 해서 문제도 잘 풀리고 오히려 남친의 생각도 더 잘 이해가 되었습니다. 결혼할 사람인데 사고방식이 너무 다르면 어쩌나 패닉했었는데 앞으로 비슷한 일이 생겨도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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