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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관광 사이다 썰] 매일 비교하면서 무시하던 금수저 외숙모 역관광 시켜버린썰 본문
20대 초반 또는 19세들이 공감할 이야기
명절 연휴 되니 다들 은근 친척어른들 잔소리 아닌 잔소리에 스트레스 받아가며 그래도 새뱃돈때문에 참는다… 그마저도 없이 잔소리만 들은 사람들도 있겠고 등등
그런 분들 위로할 만한 시원한 썰 하나 풀고갈게요.
우리 외갓집은 완전 시골, 전형적인 한국 시골집 분위기임.
누구 외모, 학벌, 잘남… 등등에 은근 오지랖 심한…
5남 2녀에 엄마가 장녀, 한마디로 집안 궂은 일은 엄마가 다 했다고 봐야 하는
며느리들의 등쌀을 엄마가 못견딘 케이스.
그 중 엄마 바로 아래 남동생의 딸이 나랑 동갑이었음.
(나에게 외삼촌, 그의 부인은 외숙모 라고 지칭하겠음)
외숙모는 어디서 들어온 여우인지
외삼촌이 결혼하면 손에 물 한방을 안묻혀주겠다고 그랬다면서 명절에 일 안하려고 피우는 요령이 장난아니었고
울엄마와 큰외숙모가 거의 모든 일을 다함.
외숙모란 사람은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고상하고
연약하고 뭐 그렇다는 최면에 걸려있고
자기 자식들도 그렇게 키워댐.
그래도 신기하게 애들은 그렇게까지 진상은 아니었음. 이마도 외삼촌이 가정적인 남자라서 그런가봄…
아무튼 말많은 시골 친척들 다 모이면 늘상 하는 이야기가 그집 딸래미와 동갑인 나의 비교분석 시간이었음.
우리가 태어나자마자 지금까지 계속되는 끝나지 않는 뫼비우스의 띠 같은 이야기거리…
동갑이다보니 언제나 외모, 몸매, 학교 공부, 진로… 등으로 도마위에 올랐는데
정작 당사자인 우리 둘은 별로 대결하고 싶은 의사가 없었고
엄마와 외숙모간의 불꽃같은 대결이라고 봐야함 ㅋㅋ
하지만 어른들이 늘 그렇게 비교하다보니 우리 둘은 전혀 친해지지 못했음 ㅠ ㅠ
(마치 연아와 아사다, ses와 핑클 같이) 정작 서로는 별 생각 없거나, 좋은 라이벌 관계라고 생각하거나, 또는 친해지고 싶다 까지의 관계인데 주변에서 하도 일거수일투족을 뉴스거리 삼아서 아예 가까워질 수 없는 ㅋㅋ
외가집이 완전 남존여비 사상에 물들어있는 시골집이라
상대적으로 외삼촌네가 훨씬 잘 살았고 (집에서 팍팍 지원해줬지, 울 엄마가 농사 도운 돈으로…)
돈 많고 많이 배운 부모밑에서 자란 그집 애들하고
장녀로 늘 일만 하고 가방끈 길이도 짧은 울엄마의 자식인 나를 비교해봤자 누가 봐도 뻔한 결말인데
대체 왜 그렇게 비교들을 해쌌는지…
외숙모의 그 모습밖에 기억 안남. 아랫목에 앉아서 과일 먹으면서 신나게 우리 집 까던…
그렇게 어린 시절을 보내고 청소년기에 들어서면서
나는 이제 스트레스 받기 싫어서 더이상 외갓집에 가지 않았음.
난 정말 아무 생각이 없는데 당연하다는 듯 둘을 도마위에 올려두고 어른들끼리 맘대로 이야기하는게 너무 싫었음.
그 애도 그랬는지 나랑 비슷한 시기에 안오기 시작했다고.
그리고 약아빠진 외숙모가 잘난체하는 말투로 한마디씩 던지면서 은근 울 엄마 열등의식 끄집어내는게 너무 보기 싫었음…
지가 지금 남편 만나 누리는 그것들의 초석이 다 울엄마 손끝에서 나온건데…
암튼 그 뒤로
엄마 아빠만 가서 그 비교분석 담화를 다 듣고 오심. ㅎㅎㅎ 그러고 나에게 “ㅇㅇ이는 이번에 무슨 상 탔다드라~” 라고 소식 전해주시고
나는 시큰둥하게 “그래서?” 이러고 마는.
애니웨이,
우리 집은 아무튼 그렇게 풍족하진 않았고
서울에 살고는 있었지만 지금처럼 하고싶은거 먹고싶은거 다 누릴 수 없는 서민 중의 서민 집안이었는데
난 그 와중에 딱 하나 가진 재능이 그림이었음…
내가 학교다닐때까지만 해도 미대는 돈 많은 집 자식들만 다니는 곳이라
나는 그림을 주구장창 그리면서도 엄빠 눈치보며 고2때부터 이과생이 됨.
그냥 과학자가 되야할 것 같아서 ㅎㅎ (아빠쪽 삼촌들이 그쪽 분야)
근데 이과과목 공부가 점점 어려워지는거임.
이래도 되나 싶고 ㅋㅋㅋㅋㅋ 이건 뭥미
수학2시간에 교과서 귀퉁이에 그림그리고있는 나를 발견…
결국 고3이 시작되고 3월 첫 모의고사에 나는 말도 안돼는 점수를 받음 ㅋㅋㅋㅋㅋ
성적표를 보신 아부지께서
“너 그냥 미술 할래?” 라고 하셔서 ㅋㅋㅋㅋㅋ;;;;;
그날로 같이 가서 입시미술을 끊음.
그리고 그 이야기를 전해들은 외갓집에서 난리가 남.
실은 나랑 동갑인 사촌. 그 얄미운 외숙모네 그 애가 중학교때부터 미술을 배우게 했던거임.
미대를 보낼 생각으로 입시미술만 5년가까이 시키는 중인데,
어디 미대입시를 그렇게 쉽게 생각하느냐고
그 형편에 이제 시작해서 되겠느냐고 입을 입을 놀려댄거임…
위해서 조언해주는 척 하지만 말 속에
“너네 집은 가난하다. ㅇㅇ이는 지금 시작해서 될리가 없다” 라는 말들이 전제로 깔려있었음. ㅋㅋ
사실 그 말들이 내겐 위기였음.
미술학원서도 입시미술을 이제 시작해서 늦은감이 있다고 하던 와중에 그런말을 들으니…
미술학원에 들어가서 첫 한달은 소묘만 주구장창 배웠는데
가만보니 학원서도 나를 인서울이 아닌 지방 어느 대학에 대충 보낼 케이스로 정해놨던거임!!!
(그 시절에 수도권 미대들은 발상과 표현을 막 시작했고 그 외 지방대들은 석고소묘가 입시 주제였음)
그것도 몰랐던 나는 그냥 단순히 석고소묘가 너무 재미 없어서 발상과 표현 반으로 가겠다고 옮겼음.
원래 어릴때부터 그림을 좋아하고
이과생으로 닦아놓은 공부실력이 있어서
수능성적도 실기도 조금씩 전망이 좋아지고 있었음.
드디어 수능을 보고 원서를 쓰기 위한 시기가 도래함.
생각보다 수능 성적이 별로 안나와서 학원에선 아빠에게 3지망 모두 경기도, 천안 등 지방대쪽으로 권유함… (이제 알았는데 합격율만 높이려고 학생 진로 맘대로 정한 학원이었음…;;)
아빠랑 나는 막무가내로 두개원서를 인서울로 하고 하나는 양심껏 성남에있는 지금은 가천대로 바뀐 그 대학에 넣었음 ㅋㅋㅋ
그 이야기를 듣고 외갓댁에선 또 난리난리가 남.
외숙모네 그 아이는 나보다 입시미술을 몇년을 한 케이스인데도 불구, 3개 다 지방대학으로 넣었던거임. 주된 요점은 이거였음.
“우리 ㅇㅇ이가 이정돈데 넌 너무 이상이 높은거 아니냐 될 거 같냐…”
후.
뭐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실기 준비를 졸라 열심히 함.
내 인생에 그 시기가 그 전후를 다 따져보아도 최고로 열심을 다한 시기임 ㅠ ㅠ
맞기도 엄청 맞고 (물먹인 오동나무 매로 맞아본 사람…)
그림도 엄청 많이 그림.
결국 숨겨있던 내 미술감각이 터져나와
소위 말하는 그림의 르네상스시대가 펼쳐짐 ㅋㅋㅋㅋㅋ
(누구나 쪼금 재능있는 분야의 무언가를 그렇게 열심히 3개월만 하면 아마 그럴거임)
실기시험을 얼마 앞두고 모의실기를 보면서
홍대 국민대 교수님 초빙해서 평가받는 시간인데
우린 국민대 교수님 오셔서
내 그림을 보시고 이 학생은 왜 우리 학교에 원서를 안넣는냐고 물으실 정도로… (마지막 실기평가라 각자 넣은 학교 룰에 맞춘 종이 크기로 그림)
그때 내가 수능을 좀 더 잘 보지 않았던게 그렇게 슬플 수가 없었음 ㅠ ㅠ
아무튼 그렇게 원서를 넣은 학교에 실기를 보고
결과를 기다리면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실로 오랜만에 외갓집엘 갔음 ㅋㅋ
외숙모네도 우리집도 입시가 끝난 직후라
뭔가 후련한 마음을 안고 다들 외갓집으로 모인 해 였는데…
살짝 미묘한 분위기는 언제 누가 합격 불합격 소식이 들려올 지 몰라서.
오랜만에 만난 외숙모는 여전히 XX없어보임
여전히 음식 안하고 울엄마가 하는 음식 옆에서 줒어먹고 막 평가하고 계시고
우리 둘은 어색어색 열매 너나할것 없이 주워먹은 듯한 분위기 속에서
나의 합격 발표가 남…
그것도 가장 높여 쓴 인서울 학교 중 한 곳에서!
무려 경쟁률이 44:1 이었는데. 떡하니 붙어버린거임.
더 대박은 실기 시험이 만점을 받아
과 차석으로 붙어버렸음…
외갓댁 식구들 다 기뻐해주고 엄마 아빠도 난리났는데
ㅋㅋㅋㅋㅋ
그 집안 사람들 얼굴은 내 기억이 잘 안남…
그저 흐릿한 회색으로만 기억이 남아있음 ㅋㅋㅋ
그렇게 대학입시의 계절이 흘러가고
결과는…
3지망 모두 지방대를 썼던 외숙모의 딸인 나의 사촌은
세개 모두 떨어지고
결국 재수해서
재수해서 간 곳이…
또 지방대였음 ㅋㅋㅋ
(지방대 무시하는게 아니라
날 그렇게 타박하더니 대체 얼마나 높은 수준의 학교를 가려고 재수까지 하나 지켜봤음)
하아
정말 몇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추억임…
맨날 우리 집 놀러와서
우린 지하주차장 있는데 너네는 야외주차장이네 부터시작해서 (우린 서울 한복판에 살았고 걔넨 신도시 삶)
하나하나 다 비교해가며 울 엄마 기죽인
외숙모와 그 집 아들 (그 둘이 제일 얄미웠음)
제대로 한방 먹인 내 인생의 사이다임. ㅋㅋㅋ
지금은 걍 평범한 디자이너로 살고 있고 걔도 아마 그런걸로 알고있음. 유학도 다녀왔다고…
통쾌한 에피소드 중 하나지만 요점은
살아보니 대학입시는 그리 중요한게 아니더라는거.
그때는 그게 전부인줄 알고 죽을동살동 노력했는데
대학입시는 우리가 평생 살면서 선택해야 하는 오만오천개 이상의 선택단계의 1단계정도?
이정도 나이 되니 어느새 걍 평범하게 살고 있음 ㅋㅋㅋ 그리고 같은 부서에 전문대, 지방대 출신 많음.
그러니까
주변에서 내 인생에 대해 하는 말들
다 오지랖 넓어 어찌할 바 몰라 터져나오는 탄성이라고 생각하고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고
본인이 하고싶은거 하다보면 어느새 길이 만들어질거임…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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