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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조언 썰 - 아내 돈좀 쓰게하는 방법 없을까요? 본문
안녕하세요. 어떻게 시작을 해야될지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아들 둘 키우는 맞벌이 가정이고 아내와는 연애 3년 결혼한지 8년 되었습니다.
검소하다못해 궁상맞기까지한 아내때문에 몇날 며칠 말다툼을 하다가
많은 분들의 의견과 도움을 받고싶어 아내와 함께 글을 쓰고있습니다.
저희는 대학교 cc였고 아내가 저 군대 다녀올때까지 기다려주었습니다.
이런 말씀 드리면 창피하고 욕하시겠지만 저희는 혼전임신으로 24살 어린나이에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갖은것 하나 없이 부모님의 도움조차 받지 못하고 결혼하여 아이를 낳았습니다.
그당시 아내는 집안사정으로 대학교를 중퇴한 상태였고 저 또한 군전역 한 후 대학교 복학한지 한학기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입니다.
반지하 방 두개짜리 집에 월세로 살면서 아내도 일을 하고 저도 학교를 그만두고 일을 하면서 열심히 살았습니다.
사실 저도 군전역하고 철이 없을때였지만 그당시 아내와 결혼을 하고싶었습니다.
아내는 엄마같은 사람이였고 누나같은 사람이였고 가끔은 귀여운 동생 같기도 하고
철도 들고 생각도 많았고 성실했고 힘든일이 있어도 항상 밝게 웃는 사람이였으니까요.
지금도 물론 아내는 듬직하고 믿음직하고 다정한 좋은 사람입니다.
참 결혼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결혼을 하고 올해 결혼기념일 8주년입니다.
정말 열심히 아꼈고 열심히 살았습니다.
남들에 비하면 별거없고 보잘것 없겠지만 작년에 어엿한 우리집도 생겼습니다.
아내가 정말 많이 고생했고 열심히 해준 덕입니다.
그리고 지금 상황이 많이 변했습니다.
남들 버는만큼은 아니지만 운좋게 조건 좋은 회사에 스카웃되어 월급 650만원씩 받고있습니다.
물론 아이가 둘이니 그만큼 생활비도 많이 들긴 하지만 제가 능력이 한참 모자라
이 회사에 들어오기 전 까지만 해도 둘이 벌어도 저 돈 구경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이제까지 진짜 쉼없이 달려왔으니 쉬는것이 어떠냐고 말해도 아직 멀었다고 더 벌어야 한다고 합니다.
아내의 다 찢어진 운동화에 보풀가득한 옷들...
한겨울에는 두툼한 바지 두벌을 번갈아 입어가면서 직장을 다니는 아내.
제대로 된 옷한벌, 남들 하나쯤은 다 있다는 명품백, 모든 여자들의 로망이라는 다이아반지 하나 없습니다.
원하지도 않고 해준대도 싫다고 합니다.
아내는 용돈한푼 없고 싸구려 천오백원짜리 커피를 사 먹으면서도 제게 연락을 해서 말을 합니다.
전 순수한 용돈으로 50만원씩 받아쓰고 있는데 조금씩 모아서 결혼기념일이나 생일에 조금 고가의 선물을 하면
그렇게 화를 내고 기여코 절 끌고가서 환불을 합니다.
그래서 현금을 주는 방법을 선택했지만 현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스란히 그 현금이 통장에 모여있습니다.
제발 쓸땐 쓰자고 우리 이제 이렇게 안힘들게 살아도 되지 않냐고 말을 해도
당신 연봉 1억되면 그때 좀 생각해볼께요~ 합니다.
아직도 일을 하고 있는 아내...
1년서 서너번쯤 과음을 하는 아내는 연애시절에는 그렇게 귀여운 애교를 떨며 흥에 넘치더니
결혼하고 어느순간부터는 술버릇이 우는게 되었습니다.
항상 나 너무 힘들어. 죽고싶어. 나 왜이렇게 살아야해? 딱 한달만 일주일만이라도 좋아. 쉬고싶어. 아무도 없는곳에서... 하고 웁니다.
그런데 막상 아내는 쉬라고 해도 쉬지 않고 사라고 해도 사지않고 쓰라고 해도 쓰질 않습니다.
아이와 저만 생각하는 아내가 너무 답답합니다.
본인을 사랑하고 본인에게 상을 주라고 말을 하는데도 그만큼 잘해왔다고 자격있다고 말을 해줘도
나중에~ 하고 웃기만 합니다.
아내가 돈을 쓸수 있게 도와주세요.
제가 어떻게 해야 아내가 다른사람보다 자신을 더 먼저 생각하고 자신을 좀더 사랑하게 할수 있을까요.
+++추가
아내와의 대화하여 조금은 잘 풀리기도 진전이 있기도 한 내용을 담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말 두서가 없어서 너무 죄송합니다.
너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내는 휴지로 코를 막고 묵묵히 댓글을 읽으면서 눈물을 뚝뚝 흘렸습니다.
저도 아내에게 당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조금 더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버는 돈은 세전 650만원 정도 이고 세금때면 600이 안되는 금액을 수령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정은 말씀 안드렸지만 결혼전 장인어른이 돌아가시고 그 충격으로 장모님이 많이 편찮으셔서 아내가 그간 병원비며 들어간 돈이 많습니다.
지금은 장모님도 돌아가신 상태가 아내에게 친정은 따로 없습니다.
1년에 한두번쯤 가족여행을 가기도 하지만 오롯이 아이들을 위해 저를 위해 갑니다.
가도 아이를 챙겨야 하니 아내에겐 휴가가 아니였지요.
평소 꽃다발도 자주 사갑니다. 아내가 꽃을 참 좋아합니다.
삼천원짜리 후리지아 한다발을 사가도 눈물 고여서 행복해 하는 아내인데 제가 너무 큰것에만 치우쳐있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이번 댓글을 보고 아내가 나 그럼 운동화 사줘 하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처음으로 나 뭐 사줘 하고 이야기 꺼낸거라 너무 벅찹니다.
오늘 저녁에 운동화 사러 갑니다.
댓글중 조금 따끔했던 말들도 진심으로 아내 걱정해주신 분들도 너무 감사합니다.
아내가 조금은 느낀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내의 술버릇을 보시고 휴식이 필요한것 같다고 하신 분들 말씀 참고하여
이달 마지막 주말에 본가에 아이들을 맡겨두고 오랜만에 둘이 데이트를 해볼까 합니다.
액션영화를 좋아하는 아내가 며칠전 SNS에 분노의질주 예고편을 좋아요 눌렀던게 생각나서
3년만에 영화관 데이트 하려고 합니다.
올해 휴가때도 휴가 맞춰서 아이들 빼고 둘이 조용한곳으로 쉬었다 와야겠습니다.
다시한번 너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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